구글에 이어 애플까지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8월 11일 최종 결정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과 국내 산업계의 강력한 반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지: perplexity 생성
구글·애플 잇단 고정밀 지도 반출 요구구글은 지난 2월 국토지리정보원에 축척 1:5000의 고정밀 지도를 해외 데이터센터로 반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는 2011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요청이다. 50m 거리를 지도상 1cm로 표현하는 이 지도는 골목길까지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 제공되는 1:25000 축척 지도보다 훨씬 정밀하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지난 6월 16일 같은 수준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했다. 애플은 2023년 2월에도 유사한 요청을 했으나 불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글과 달리 국내 서버 설치와 보안 처리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8월 11일 최종 결정 앞두고 고심정부는 구글의 요청에 대해 8월 11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지난 5월 한 차례 회의를 개최한 후 추가 논의를 위해 기한을 연장했다. 협의체는 국토부,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국정원,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8개 기관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다음 달 11일 전에 협의체 회의를 다시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애플의 요청에 대해서는 9월 중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지도 반출 요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며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위치기반 데이터 수출 제한을 주요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지속 불가능한 무역적자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은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국내 업계 90% "반출 반대"...안보·산업 우려국내 플랫폼 업계와 전문가들은 구글·애플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는 구글과 애플이 고정밀 지도 반출 신청서에서 축척 1:5000의 고정밀 지도가 없어 '길찾기' 등 핵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애플은 현재 1:25000 지도로도 부정확하나마 길찾기·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구글은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는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구글이 확보한 지도 데이터는 1:25000보다도 정밀하지 않은 1:200000이 대부분이고, 1:25000 지도 데이터마저도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확보율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안보 우려와 디지털 주권 침해 쟁점전문가들은 고정밀 지도 반출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정현 서울여대 지능정보보호학부 교수는 "1:5000 지도는 미국·독일·영국·한국 등 5~6개 국가만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특히 집약적으로 고정밀 지도가 구축돼 있다"며 "해상도가 좋은 고정밀 지도를 구글 어스와 겹치면 좌표가 정확하게 나오는데, 안보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주권 침해 우려도 크다. 안정상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될 경우, 해당 데이터를 제공받는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한국 정부가 사실상 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 우려업계는 구글이 국내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낸 법인세는 172억원에 불과해 네이버(3842억원)나 카카오(1571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구축한 정밀 지도 데이터인만큼 국내에서 세금 한 푼 제대로 내지 않고 국내 지도 서비스 최신화 등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빅테크에 반출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산업 주도권 경쟁의 핵심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AI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은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이자 경쟁력의 근간인 만큼, 정부가 국내 기업 보호와 활용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기술 주도권을 잃고 산업 생태계가 잠식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공간정보 산업은 2006년 '중소기업 간 제한경쟁' 대상으로 지정돼 중소기업 위주로 생태계가 구성된 상황이어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딜레마와 향후 전망정부는 안보와 산업 보호, 미국과의 통상 압박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가 안보와 디지털 주권을 지켜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최근 '국가공간정보자산 국외반출 대응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공간정보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8월 11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결국 이번 결정은 한국이 디지털 주권을 지키면서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최종 결정이 국내 IT 생태계와 미래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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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이어 애플까지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8월 11일 최종 결정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과 국내 산업계의 강력한 반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지: perplexity 생성
구글·애플 잇단 고정밀 지도 반출 요구
구글은 지난 2월 국토지리정보원에 축척 1:5000의 고정밀 지도를 해외 데이터센터로 반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이는 2011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요청이다. 50m 거리를 지도상 1cm로 표현하는 이 지도는 골목길까지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 제공되는 1:25000 축척 지도보다 훨씬 정밀하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지난 6월 16일 같은 수준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했다. 애플은 2023년 2월에도 유사한 요청을 했으나 불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글과 달리 국내 서버 설치와 보안 처리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8월 11일 최종 결정 앞두고 고심
정부는 구글의 요청에 대해 8월 11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지난 5월 한 차례 회의를 개최한 후 추가 논의를 위해 기한을 연장했다. 협의체는 국토부,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국정원,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8개 기관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다음 달 11일 전에 협의체 회의를 다시 개최해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애플의 요청에 대해서는 9월 중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 카드로 부상
이번 지도 반출 요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며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위치기반 데이터 수출 제한을 주요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으로 인한 지속 불가능한 무역적자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은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국내 업계 90% "반출 반대"...안보·산업 우려
국내 플랫폼 업계와 전문가들은 구글·애플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는 구글과 애플이 고정밀 지도 반출 신청서에서 축척 1:5000의 고정밀 지도가 없어 '길찾기' 등 핵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응했다. 애플은 현재 1:25000 지도로도 부정확하나마 길찾기·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구글은 이마저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는 지난 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구글이 확보한 지도 데이터는 1:25000보다도 정밀하지 않은 1:200000이 대부분이고, 1:25000 지도 데이터마저도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확보율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안보 우려와 디지털 주권 침해 쟁점
전문가들은 고정밀 지도 반출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정현 서울여대 지능정보보호학부 교수는 "1:5000 지도는 미국·독일·영국·한국 등 5~6개 국가만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특히 집약적으로 고정밀 지도가 구축돼 있다"며 "해상도가 좋은 고정밀 지도를 구글 어스와 겹치면 좌표가 정확하게 나오는데, 안보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주권 침해 우려도 크다. 안정상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될 경우, 해당 데이터를 제공받는 기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한국 정부가 사실상 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 우려
업계는 구글이 국내에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만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낸 법인세는 172억원에 불과해 네이버(3842억원)나 카카오(1571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구축한 정밀 지도 데이터인만큼 국내에서 세금 한 푼 제대로 내지 않고 국내 지도 서비스 최신화 등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빅테크에 반출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산업 주도권 경쟁의 핵심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AI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은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이자 경쟁력의 근간인 만큼, 정부가 국내 기업 보호와 활용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국내 기업들이 기술 주도권을 잃고 산업 생태계가 잠식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공간정보 산업은 2006년 '중소기업 간 제한경쟁' 대상으로 지정돼 중소기업 위주로 생태계가 구성된 상황이어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딜레마와 향후 전망
정부는 안보와 산업 보호, 미국과의 통상 압박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가 안보와 디지털 주권을 지켜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최근 '국가공간정보자산 국외반출 대응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공간정보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8월 11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결국 이번 결정은 한국이 디지털 주권을 지키면서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최종 결정이 국내 IT 생태계와 미래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