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및 산업]애플 WWDC 2025, 혁신의 갈림길…AI 전략과 시장 신뢰가 시험대에 오르다

jyseo@gscampus.net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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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가 6월 10일(한국시간) 새벽 막을 올리며 전 세계 IT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때 '6월의 애플 축제'로 불릴 만큼 행사 기간마다 주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갔던 WWDC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구글, 오픈AI 등 경쟁사들이 AI 혁신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애플은 AI 전략의 불확실성과 기술 격차에 대한 우려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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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픽사베이


AI 혁신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

WWDC 2025의 핵심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애플은 지난해 야심차게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완성도와 주요 기능 출시 지연으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시리(Siri)의 AI 비서화 프로젝트는 2026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WWDC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AI 기능보다는 기존 시스템의 안정화와 완성도 제고, 개발자 생태계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애플 내부에서도 AI 전략의 '갭이어(gap year, 유보기)'라는 자조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WWDC에서 공개될 AI 관련 신기능은 온디바이스 파운데이션 모델을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하는 SDK, 실용적 AI 기능(알림 자동 정렬, 텍스트 요약, 사진 클린업 등) 등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픈AI와 구글 등은 수조 개 매개변수의 대형 언어모델을 앞세워 AI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UI 대개편과 소프트웨어 내실화

하드웨어 신제품 발표가 기대되던 과거와 달리, 올해 WWDC의 중심은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UI) 혁신이다. 애플은 '솔라리움(Solarium)'이라는 코드명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iOS 26, macOS 26 등 전 플랫폼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OS에서 영감을 받은 투명도와 빛의 활용이 강화된 디자인이 주요 변화 포인트다. iPadOS, watchOS, tvOS, 비전OS 등도 같은 숫자 체계로 통일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메시지 앱의 진화, 에어팟의 실시간 번역 등 소프트웨어의 디테일 혁신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 신모델 등 완전히 새로운 하드웨어의 등장은 올해 행사에서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가와 실적, 불확실성 속의 월가 평가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0% 하락하며 2010년 이후 WWDC 전 가장 가파른 조정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강화 조치, 아이폰 생산의 중국 의존도, 서비스 부문의 규제 리스크 등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아이폰의 85%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은 관세 부담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가격이 5% 오르면 수익이 3.5~4% 감소하고, 소비자 수요도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서비스 부문 역시 앱스토어 수수료, 구글 검색 수익 등 핵심 매출원이 각국 규제와 법적 소송에 노출돼 있다. 만약 글로벌 앱스토어 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연간 매출의 7~9%가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대다수 전문가들은 애플의 생태계 락인(lock-in) 효과, 23억 대가 넘는 활성 기기 기반, 높은 고객 충성도를 근거로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한다. 평균 목표 주가는 228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12%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전망과 경쟁 구도

애플은 2025년을 '내실 다지기'의 해로 삼아, 무리한 혁신보다는 완성도와 안정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AI 경쟁에서의 기술 격차가 하드웨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부 위기감도 적지 않다. 실제로 오픈AI, 구글 등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AI 기기 출시를 예고하며, 애플의 미래 성장 동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2026년 이후 차세대 대화형 Siri, GPT-4급 대형 AI 모델, AI 번들 서비스 등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본 시나리오상 애플은 연 8~10%의 안정적 주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AI 혁신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성장 정체와 멀티플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공존한다.

 

WWDC 2025는 애플이 혁신의 선두주자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AI 경쟁에서의 '공백기'가 장기 침체의 신호탄이 될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이제 애플이 보여줄 '선택과 집중'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