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테크 라이더

30년 차 1세대 IT Tech Writer



디지털 기술이 우리 일상, 사회, 산업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지, 기업은 어떻게 디지털 기술 혁신을 꾀해야 하는지 다양한 실전 현장 경험과 연구, 집필을 하고 있는 'IT 비즈니스 전략가’다. 


기존에 SK mySUNI CIO를 역임하고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및  SK플래닛 사업전략 상무,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 전략 이사 등 


IT 분야에서 폭넓은 실무와 경영 경험을 쌓았다.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AX 그리고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의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 BM 혁신과 조직 변화관리 그리고 생성형 AI를 포함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스마트워크 주제로 집필, 강연 활동을 하면서 변화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 통찰과 실무 활용 팁, 전략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AIAI는 공평하지 않다: 똑똑한 사람만 더 똑똑해지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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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술처럼 보인다. ChatGPT, Claude, Gemini, Perplexity 같은 최신 AI 도구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겉으로는 기술 민주화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실제 효과는 평등하지 않다. 동일한 도구를 두고도 성과는 사용자 역량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하버드대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023년 발표한 실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컨설턴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상위 숙련 집단은 AI 활용 시 평균 40% 이상 성과가 향상되었지만 하위 집단은 단순 작업에서만 개선이 있었고, 복잡한 업무에서는 오히려 성과가 악화되었다. 즉, AI는 잘하던 사람을 더 잘하게 만들지만 부족하던 사람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거나 더 뒤처지게 한다.


❏ 전문가에게는 증폭기, 초보자에게는 지팡이

AI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강하는 기술이다. 숙련된 전문가일수록 AI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결합해 더 높은 성과를 도출한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연구는 전문가 집단이 AI의 도움을 받을 때 업무 품질이 더 정교해지는 반면 초보 집단은 AI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오류가 그대로 반영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즉, MIT Initiative on the Digital Economy (IDE)의 연구(2023년 MIT와 스탠퍼드 연구진이 공동으로 진행)에 따르면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한 전문가(knowledge worker)들이 AI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작업 속도는 약 40%, 품질은 약 1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AI는 특정 작업에 대해 전문가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에서도 이 차이는 분명히 나타난다. 미국의 스타트업 MEDR는 경험 많은 개발자가 AI 코딩 도구를 활용할 때 오히려 작업 속도가 평균 19% 느려졌다고 보고했다. 반면 초급 개발자는 반복적인 문법 작성이나 단순 구조 설계에서 AI의 도움을 받아 일정 부분 속도가 향상되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전문가일수록 AI가 제안한 코드를 검증·수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결과물의 품질은 훨씬 더 좋아진다. 반면 초급 개발자는 시간을 절약해주지만 품질은 그만큼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AI는 전문가에게는 품질을 높이는 보조 장치가 되고 초보자에게는 일부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편의 도구로 남는 것이다. 기업 현장 데이터도 유사하다. 맥킨지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업무에서 숙련자의 성과 향상 폭은 평균 35%에 달했지만 초보자는 15% 수준에 머물렀다.


즉, AI는 격차를 줄여주기보다는 오히려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잘하는 사람은 더 성과를 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단순 자동화에 기대는 수준에서 멈춘다.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AI를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이다. 좋은 AI일수록 비싸다. 심지어 ChatGPT도 월 20달러와 200달러의 차이는 크다. 더 비싼 구독료를 내고 AI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그만큼 수입이 있는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그러면 결국 AI는 일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해서 상위 1%에게 더 많은 일이 집중되고 더 큰 보상이 주어질 것이다. 당연히 그 보상을 지불해야 하기에 기업은 신입사원을 덜 뽑거나 업무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게 만들 것이다.


항목

무료 (Free)

Plus ($20/월)

Pro ($200/월)

모델 접근권

GPT-5 (표준/미니/나노) 일부 가능. Plus/Pro 수준의 모델 및 고급 모드에는 제한 있음.

GPT-5 프로/씽킹, GPT-4o, o1-미니 등 고급 모델 접근 가능.

GPT-5 프로/씽킹, o1-Pro 모드 포함 가장 고성능 모델들 무제한 접근 가능.

Deep Research 쿼리

경량 (lightweight) 버전 5회/월

정식 (full-model) 10회 + 경량 15회/월

정식 125회 + 경량 125회/월

응답 속도 & 우선 처리

혼잡 시 지연 가능

빠른 응답 & 우선 처리

가장 빠르고 안정적, 확장된 자원 제공

메모리 기능

단기 대화 연속성 제공 (lightweight)

장기 기억 기능 제공 (saved memories & chat history 연동 가능)

Plus와 동일하나, 더 정교한 사용자 맞춤 응대 가능 (기능 차이는 문서상 명확하지 않음)

이미지·음성 등 

멀티모달

일부 가능

(예: 이미지 생성 및 업로드 제한적)

전체 기능 접근 가능 (이미지, Advanced Voice Mode 등)

무제한 또는 고급 버전 접근 가능 (예: Advanced Voice Mode 포함 o1 등)

사용량 제한

낮은 제한 (특정 모델이나 기능 사용 시 제한 가능)

보다 높은 사용량 허용, Pro보다 낮음

거의 무제한 수준 지원 (Heavy user 대상)

추가 기능 

(예: Agent, GPT-Builder)

제한적

일부 접근 가능 (예: 커스텀 GPT 제작, GPT-Builder 등)

모든 고급 기능 및 향후 추가될 기능 전체 접근 가능


❏ 전문가를 팔망미인으로 만들어주는 AI

이처럼 AI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AI는 특정 전문 영역에만 머물던 사람에게 새로운 역량을 부여해 ‘멀티플레이어형 인재’로 변모시켜준다. 예를 들어 과거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는 앱을 완성하기 위해 디자이너, 서버 개발자, UI 기획자와 협업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AI 디자인 툴로 기본 시안을 만들고 코드 생성 AI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며 UX AI로 화면 흐름을 설계할 수 있다. 기획자 혼자서도 일정 수준까지 완결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실제로 내 경우 브런치에 올라온 글을 영문으로 번역해서 서브스택이라는 미국의 구독 플랫폼에 등록하는 작업을 젠스파크를 통해 자동화했다. 만일 젠스파크가 없었더라면 이런 작업을 수행해줄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프리랜서 개발자에게 작업을 요청했어야 할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Salesforce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데스크톱 사용자 세 명 중 한 명이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96%가 “AI 덕분에 부족한 역량을 보완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콘텐츠 제작, 전략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비전문가 생산성이 최대 64%까지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실제 주변을 돌아보면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일을 AI 덕분에 마음 껏 할 수 있게 된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하던 데이터 분석도, 복잡한 그래프 생성과 다이어그램 제작도, 포스터나 파워포인트에 들어가기 적합한 이미지 제작도 이제 AI 덕분에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의 나노 바나나라는 이미지 생성툴은 누구나 전문 사진작가나 디자이너 수준의 사진을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혹자는 포토샵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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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바나나를 통해 2개의 이미지를 합성해 생성한 이미지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늘고 있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이미지 생성 AI를 도입해 전문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모티콘 제작에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 실력이 부족해도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수정·활용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웹툰 제작 플랫폼 오노마AI가 내놓은 ‘투툰(Toontoon)’과 ‘패뷸레이터(Fabulater)’도 같은 흐름이다. 비전문가 창작자는 컷 구성과 스토리보드를 AI에 맡겨 기존보다 10배 빠르게, 절반 이하 비용으로 웹툰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영상 제작 역시 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아르헨티나 SF 시리즈 《El Eternauta》의 주요 장면을 AI 기반 VFX로 구현했다. 과거에는 수십 명의 아티스트와 고가 장비가 필요했을 장면을 소수 인력과 단기간 작업으로 완성했다. 이는 감독이나 PD가 연출·기획·시각화까지 직접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의 Veo3라는 영상 생성툴이 제미나이에서 제공되고 있는데 기대 이상의 품질을 보여주는 영상 제작을 가능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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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를 통해 생성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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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spark를 통해 생성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결국 AI는 전문가에게 더 뛰어난 성과를 보장해줄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AI 덕분에 일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고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일 좀 한다는 사람을 고수로 그리고 팔방미인으로 만들어준다.


❏ 더 깊고 넓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

동일한 도구를 두고도 어떤 사람은 혁신적 성과를 내고 또 다른 사람은 단순 편의 기능 수준에 머무는 것은 원래 일을 잘 하는 사람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일 못하는 사람과 일 잘하는 사람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 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일 못하는 사람은 영영 일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간극을 줄이려면 더 다양한 AI를 더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 못하는 사람이 AI를 그냥 사용하는 것을 넘어 더 잘 사용할 수 있으면 점차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다.


그렇다보니 미래의 우리 일에 대한 업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깊고 넓게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게 될 것이다. 그만큼 AI 활용 역량이 핵심 역량이 되어갈 것이다. 그것을 가리켜 AI 리터러시라고 한다.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프롬프트 작성법을 익히는 차원을 넘어선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오류를 보완하며, 여러 도구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협업 능력까지 포함한다. 데이터 분석가는 AI의 통계 결과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더해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하고 디자이너 역시 생성된 이미지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창의적 콘셉트로 발전시켜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이를 인지하고 직원 교육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딜로이트는 2024년부터 직원 대상 ‘AI 협업 과정’을 신설했고 구글은 내부적으로 부서별 AI 활용 숙련도를 측정해 성과 관리 지표로 반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SK, 네이버, 삼성, LG 등 대기업이 임직원 교육에서 AI 실습을 필수 과정으로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리더, 임원, 경영진을 위한 AI, AX 리더십 과정까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AI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효과는 사용자의 태도와 학습 노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AI를 쓸 줄 아는가”보다 “AI를 얼마나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쓸 수 있는가”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AI는 공평하지 않다. 같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누군가는 더 크게 성장하고 누군가는 제자리에 머문다. 동시에 AI는 특정 영역에 머물던 전문가에게 새로운 날개를 달아주고 비전문가에게도 다재다능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결국 일의 경쟁력은 원래 일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I를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잘 활용해 이 격차를 줄여들 것인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AI가 간극을 더 벌리는 기술이 될지, 되려 기회의 기술이 될지는 우리가 AI를 얼마나 현명하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