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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이 새로운 '부의 상징'이 된 시대, 한국 슬립테크 시장의 폭발적 성장

서지윤 편집장
2025-07-23
조회수 4471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CEO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숙면'이다. 샘 올트먼 OpenAI CEO는 "숙면은 내 생산성 향상에서 가장 중요한 신체적 요소"라고 말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덜 자려고 해봤지만 일이 잘 안 된다. 이제 하루에 6시간 잔다"며 수면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이들의 고백은 단순한 개인적 경험을 넘어 현대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준다.

숙면이 '부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생체 리듬 불균형, 빛과 소음 공해, 휴식 시간 축소 등 숙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과거에 비해 증가하면서, 잘 자기 위해서도 상당한 돈과 시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수면 진단, 숙면 용품 등 관련 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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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히 확장하는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11억달러(약 29조원)였으며, 2032년에는 952억달러(약 130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18.2%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의미한다.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이 2030년까지 급속히 성장한 후 소폭 조정될 것으로 전망됨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이 2030년까지 급속히 성장한 후 소폭 조정될 것으로 전망됨


특히 주목할 점은 시장 성장이 단순히 양적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2035년까지 38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는 불과 1년 전 예상치였던 60억달러의 6배를 넘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대형언어모델(LLM)의 도입이 이러한 급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년간 슬립테크 특허 수가 연평균 12% 증가했으며, 벤처캐피털의 관심도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대규모 벤처캐피털 침체 이후에도 관련 거래는 여전히 높은 건수를 기록하고 있어,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수면 현실과 시장 기회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면 부족 국가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이 발표한 '대한민국 수면 리포트 2025'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59분으로 권장 수면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모자라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의 효율도 약 85%에 불과했다.

다국적시간연구(MTUS) 자료를 활용한 국제 비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모든 생애 주기에서 비교 대상국들 중 가장 낮거나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청소년 및 취업 여성이 가장 잠을 적게 자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필립스가 전 세계 13개국 1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수면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수면 만족도는 41%로, 세계 평균 55%보다 현저히 낮았다. 한국인은 잠자기 전 휴대폰 사용률도 51%로 세계 평균 4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수면 부족 현실은 역설적으로 슬립테크 시장의 거대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약 4,800억원에서 2021년 3조원으로 연 20% 이상씩 성장했고, 2022년에는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기술 혁신이 이끄는 슬립테크 생태계

한국의 슬립테크 시장은 크게 진단과 개선 분야로 나뉜다. 진단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링' 등 스마트 디바이스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갤럭시 워치는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탑재해 수면 중 뒤척임, 렘(REM)수면 시간, 혈중 산소포화도 등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측정한다.

특히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취침 시간 가이드' 기능으로 최근 3일간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을 제안하고, 수면 중 '혈관 스트레스'를 측정해준다. 워치를 착용하고 자면 심혈관에 가해진 스트레스 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추세를 알려준다.

별도 디바이스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에이슬립의 앱 '슬립루틴'도 각광받고 있다. 이 앱은 잠잘 때 호흡 소리를 분석해 수면을 진단해준다. 에이슬립의 또 다른 앱 '앱노트랙'을 이용하면 병원에서 수십만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전문적인 수면다원검사와 비교해 94% 성능을 보이는데, 비용은 3만~5만원 수준이다.


수면 환경 개선을 위한 혁신 제품들

진단 결과는 수면 환경 개선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된다. 수면 상태를 바탕으로 온도, 조명, 소리, 침구 등 물리적 환경을 최적화해 숙면을 유도하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의 '나비엔 숙면매트 사계절'은 수면 상태에 따라 매트 온도를 조절하는 대표적 제품이다. 에이슬립과 공동 개발한 'AI 수면모드' 기능을 탑재해,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센싱하고 수면단계를 분석한 다음 수면단계별 최적의 수면온도로 자동 조절해준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AI 수면모드를 사용하면 깊은 수면 시간이 124%, 렘 수면이 약 31%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텐마인즈의 'AI 모션필로우'는 베개 높이를 조절해 숙면을 돕는다. 음향 센서를 통해 수면 중 코골이 소리를 감지하면 베개의 에어백이 자동으로 부푼다. 천천히 부풀어 오른 에어백은 머리를 부드럽게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기도 공간을 확보해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준다. 텐마인즈의 데이터에 따르면, 30세 미만 사용자의 코골이 시간이 51%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텐마인즈의 모션슬립은 AI를 탑재해 코를 고는 사람의 고개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주는 'AI모션필로우·시스템'과 수면 건강을 감시할 수 있는 '모션링'을 포함한 수면 가전이다.

바디프랜드의 침대 '라클라우드 헬스모션'은 모션 프레임을 움직여 상·하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불면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도 올해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에 '굿슬립' 모드를 추가했다. 갤럭시 워치, 갤럭시 링과 연동해 사용자의 수면이 감지되면 에어컨을 자동으로 작동시키고 온도를 조절해준다.


글로벌 CEO들이 주목하는 수면의 경제적 가치

성공한 기업가들이 수면을 중시하는 것은 단순한 건강 관리를 넘어 생산성과 직결되는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벤자민 스폴이 5년간 각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30여 명의 인물들을 인터뷰한 결과, 성공한 사람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29분이었고,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여 더 큰 에너지, 집중력과 평온을 얻었다고 했다.

빌 게이츠는 하루에 최소 7시간의 수면시간을 지키고 있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비결로 수면을 꼽는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 초기에는 자주 밤을 새며 일했지만,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두뇌의 회전이 느려지고 창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충분한 수면시간을 꼭 지키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하루 8시간의 수면시간이 자신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활력 있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8시간 가량의 수면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역시 다보스포럼에서 자신의 스트레스와 문제 해결 능력을 관리하는 열쇠는 다름아닌 '충분한 수면'이라고 소개했다.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2007년 피로 누적으로 쓰러졌던 일을 계기로 수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수면 혁명'이라는 책을 통해 8시간의 수면시간이 성공의 열쇠라고 이야기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하루 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지키기로 유명하다.


대기업들의 슬립테크 시장 진출 가속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앞다퉈 숙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링을 통한 수면 측정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올해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에 '굿슬립' 모드를 추가해 수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세라젬은 CES 2025에서 에이슬립과 협력해 슬립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척추 의료기기, 홈 메디케어 베드 등 다양한 홈 헬스케어 가전과 수면 분석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특히 '홈 메디케어 베드 2.0'은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한 후 최상의 입면과 기상 환경을 조성하는 AI 기술을 적용했다.

세라젬은 또한 수면전문 브랜드 시몬스와도 손을 잡아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구정 효도선물 특집전'을 통해 세라젠 V6·V4 등 의료가전과 시몬스 침대를 함께 구매 시 시몬스 제품을 최대 30% 이상 할인해주는 등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기술 혁신과 글로벌 진출

국내 슬립테크 스타트업들도 혁신적인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을 검사할 수 있는 앱 '앱노트랙'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 앱은 별도의 기기 없이도 수면무호흡증 조기 진단 용도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갤럭시워치보다 높은 신뢰구간을 달성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에이슬립은 삼성생명의 맞춤형 헬스케어 앱 '더헬스'에 수면 분석 서비스를 탑재하고, LG전자와 수면 분야 연구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도 손잡고 건강식품, 화장품에 수면 연구를 접목하여 슬립테크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텐마인즈는 2020년, 2022년, 2023년, 2024년 등 총 4번의 CES 혁신상을 받으며 글로벌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장승웅 텐마인즈 창업자는 "CES 2024 현장에서 초도 물량을 완판하고 해외 바이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시장 성장의 과제와 미래 전망

슬립테크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슬립테크 기기의 낮은 정확도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산업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24시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과 배터리 수명 문제 등이 있다.

인터랙트 애널리시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28년까지는 별 움직임이 없을 것이며, 2029년 이후에야 본격적인 성장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슬립테크 시장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슬립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의 존 로포스 CEO는 "숙면은 여전히 기술이 필요한 주요 영역 중 하나"라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슬립테크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전 세계 수면 관련 시장 규모가 2026년께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 정교한 기술과 개인화된 솔루션이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수면이 만드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숙면이 '부의 상징'이 된 시대는 단순히 개인의 생활 패턴 변화를 넘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등장을 의미한다. 글로벌 CEO들이 수면을 생산성의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기업들이 수조원 규모의 투자를 슬립테크에 쏟아붓는 것은 수면이 더 이상 단순한 휴식이 아닌 경쟁력의 원천임을 보여준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잠을 적게 자는 국가 중 하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슬립테크 시장의 거대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에이슬립, 텐마인즈 같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삼성전자, 세라젬 같은 대기업들이 슬립테크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것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2032년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 그리고 숙면이 가져올 새로운 경제적 가치가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된다.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가 인정한 수면의 가치가 이제 전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 잡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참고자료

2024 월간 통상, "베개 이후 최대 수면 혁명" 153조원 슬리포노믹스 시장 뜬다

2024 KPMG 한국, 잠 못 드는 현대인을 위한 혁신 기술, 슬립테크의 부상

2024 가스신문, 경동나비엔, AI 기반 숙면기술 적용한 '나비엔 숙면매트' 출시

2024 NIDS, 슬립테크 최근 동향

2025 Bond HD, '숙면이 부의 상징(Sleep as a Symbol of Wealth)'—인공지능 시대의

2025 디지털조선, [CES 2025] 에이슬립-세라젬, AI 기반 수면 기술 혁신 나선다

2025 PS뉴스, [CES 2025] 세라젬, 수면 분석 AI 기업 '에이슬립'과 업무협약

2025 바이오타임즈, 에이슬립-세라젬, CES 2025에 슬립테크 협력 위한 MOU 체결

2025 Next Economy, 슬립테크 시대가 온다

2025 Value Times, 슬립테크(Sleeptech)시장, 2030년까지 600달러 늘어날 전망

2025 매일경제, "인생 짧은데 잠 줄이고 일해라?"…요즘 사람들 130조 '꿀잠' 시장에

2025 헬스경향, 슬립테크 활용한 개인 맞춤 수면관리시대 '성큼'

2025 한국경제, 세가지로 잠 못드는 한국…슬립테크 성장성 무궁무진

2025 인공지능신문, 사람처럼 스스로 배우는 AI..."이제는 수면 상담까지"

2025 Research Nester, 2037년까지 수면 기술 장치 시장 규모가 1964억 4천만 달러를 넘을 것

2025 AI타임스, 에이슬립-분당서울대병원, 휴대폰·AI로 수면 분석 기술 개발

2025 Always Smile Day, 2025년 한국 슬립테크 시장과 수면 개선 혁신

2025 사이언스타임즈, ETRI, 스스로 배워 수면 상담해주는 AI 에이전트 개발

2025 서울경제, '슬립맥싱' 트렌드 속, AI 기반 맞춤형 수면 기술이 뜬다

2025 연합뉴스, ETRI, 스스로 배워 수면 상담해주는 AI 에이전트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