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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화면을 벗어났다 — '피지컬 AI'는 과대광고인가, 진짜 혁명인가

테크브루
2026-07-06
조회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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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AI는 화면 안에 있었다. 질문에 답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문서를 요약했다. 그런데 2026년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AI가 화면 밖으로 나와 손을 뻗고, 바퀴를 굴리고, 공장 바닥을 걷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명명한 '피지컬 AI(Physical AI)', 혹은 '구현된 AI(Embodied AI)'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 전환점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과대광고인지를 두고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 CES 2026 — 로봇이 중심을 차지하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이렇게 묘사했다. "수년간 챗봇과 이미지 생성기가 주도하던 AI가 마침내 화면을 벗어나고 있다. 이 전환은 CES 2026에서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명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것은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 AI 탑재 드론, 자율 지게차였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대신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Atlas)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시장 중앙에 배치해 긴 줄을 만들었다.


CES 현장에서 테크크런치 모빌리티 에디터 커스틴 코로섹(Kirsten Korosec)은 피지컬 AI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물리적인 것, 즉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자율 지게차, 로보택시 등이 실제 환경을 감지하고 이해하고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AI 모델과 센서, 카메라, 모터 제어 장치를 결합한 것"이 피지컬 AI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흥분은 분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휴머노이드를 둘러싼 과대광고가 피부로 느껴졌다"는 표현도 덧붙였다.


■ 훈련받지 않은 일을 해내는 로봇 — π0.7의 등장

피지컬 AI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는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다. 창업 2년 만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 중 하나가 됐다. 테크크런치는 4월 16일 이 회사의 최신 연구 결과를 단독 보도했다.


핵심은 새 모델 'π0.7'이다. 이전까지 로봇 훈련의 표준 방식은 사실상 '암기'였다. 특정 작업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그 데이터로 전용 모델을 훈련시키고, 새 작업마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식이었다. π0.7은 이 패턴을 깼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익힌 기술들을 결합해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조합적 일반화(compositional generalization)' 능력을 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에어프라이어 실험이다. 연구팀이 훈련 데이터를 뒤져보니 에어프라이어 관련 영상은 단 두 건뿐이었다. 그런데 모델은 그 단편적 데이터와 웹 기반 사전 학습 데이터를 스스로 조합해 에어프라이어 작동 방식을 파악했다. 구두 지시를 받으면 고구마를 조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원 아쉬윈 발라크리쉬나(Ashwin Balakrishna)는 "성공률이 처음에 5%였는데, 모델에 과제를 설명하는 방식을 30분 동안 다듬었더니 95%로 뛰었다"고 밝혔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로봇 현장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레빈(Sergey Levine) UC버클리 교수는 이를 대형 언어 모델(LLM)의 초기 도약과 비교했다. "언어와 비전 분야에서 봤던 것처럼, 데이터 양이 늘어날수록 역량이 선형 이상으로 올라가는 더 유리한 확장 특성이 로보틱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연구팀 스스로 아직 "초기 단계"임을 강조하며, 실제 상용화 시점에 대한 전망은 밝히지 않았다. 레빈은 "2~3년 전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질문(언제 상용화되느냐)에 답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현재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상태이며, 기업 가치 11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추가 10억 달러 투자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과대광고인가 실용인가 — 일본의 다른 접근


같은 피지컬 AI 흐름이지만, 나라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다. 테크크런치는 4월 6일 일본 사례를 심층 보도했다. 일본의 피지컬 AI 도입은 흥분보다 절박함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인구 감소로 14년 연속 총인구가 줄었고,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앞으로 20년간 1,500만 명가량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배경에서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2040년까지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의 30%를 자국이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공표했다.


웨이브드캐피털(Woven Capital)의 로 굽타(Ro Gupta) 이사는 테크크런치에 "피지컬 AI는 더 적은 사람으로 공장, 창고, 인프라, 서비스 운영을 계속 돌리는 연속성 도구로 채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데모보다 현실적 필요가 도입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본은 하드웨어 강점은 있지만, 미국과 중국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데이터를 통합한 풀스택 시스템 개발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현장 적용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물론 낙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 π0.7 연구팀 스스로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단일 명령 하나로 자율 실행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로보틱스 분야에는 표준화된 외부 벤치마크가 아직 존재하지 않아 연구 결과의 외부 검증이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언어 모델이 인터넷 전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로봇은 물리 세계의 데이터를 그만큼 풍부하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도 여전하다.



피지컬 AI는 분명 실재하는 기술 전환이다. 동시에 아직은 연구실과 파일럿 단계에 머문 부분이 많다. CES 2026의 뜨거운 분위기와 π0.7의 놀라운 연구 결과를 감안하더라도, 상용화까지는 데이터 부족, 안전성 검증, 표준화, 비용 등 현실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내에서도 피지컬 AI와 협동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 수입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하드웨어 부품과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통합하는 풀스택 역량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 과제다. 피지컬 AI가 진짜 혁명이 될지, 또 하나의 과대광고로 끝날지는 앞으로 2~3년의 상용화 성과가 판가름할 것이다.


[참고 및 출처]

① TechCrunch, "Physical Intelligence, a hot robotics startup, says its new robot brain can figure out tasks it was never taught", 2026.04.16.

   https://techcrunch.com/2026/04/16/physical-intelligence-a-hot-robotics-startup-says-its-new-robot-brain-can-figure-out-tasks-it-was-never-taught/


② TechCrunch, "CES 2026 was all about 'physical AI' and robots, robots, robots", 2026.01.15.

   https://techcrunch.com/podcast/ces-2026-was-all-about-physical-ai-and-robots-robots-robots/


③ TechCrunch, "TechCrunch Mobility: 'Physical AI' enters the hype machine", 2026.01.18.

   https://techcrunch.com/2026/01/18/techcrunch-mobility-physical-ai-enters-the-hype-machine/


④ TechCrunch, "In Japan, the robot isn't coming for your job; it's filling the one nobody wants", 2026.04.05.

   https://techcrunch.com/2026/04/05/japan-is-proving-experimental-physical-ai-is-ready-for-the-real-world/


⑤ TechCrunch, "Physical Intelligence is reportedly in talks to raise $1B, again", 2026.03.27.

   https://techcrunch.com/2026/03/27/physical-intelligence-is-reportedly-in-talks-to-raise-1-billion-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