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이 국가 미래 기술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라는 대의를 위해 100조 원대 투자를 단행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두고 안보 논리와 시장 논리가 팽팽히 맞서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독자적인 AI 모델과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분명하지만, AI 스타트업과 외국계 AI 기업을 중심으로 정부가 시장의 조력자가 아닌 경쟁자로 나설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외면한 채 국가 주도 기반 기술 확보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기술 주권'을 우선하는 안보 논리와 '글로벌 생태계' 편입을 중시하는 시장 논리가 대립하는 형국이며, 자칫 국내 산업의 '갈라파고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향후 정책 방향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지: perplexity 생성
'국가대표 LLM'부터 'AI 고속도로'까지…베일 벗는 '소버린 AI'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소버린 AI' 확보를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소버린 AI는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데이터, 인프라, 인력,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국가적 역량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특정 AI 모델 개발을 넘어 AI 연산의 심장인 컴퓨팅 인프라까지 국가가 직접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결의는 파격적인 인선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소버린 AI' 담론을 주도해온 하정우 전 네이버 AI 연구소장을 초대 AI수석으로, LG의 초거대 AI '엑사원' 개발을 이끈 배경훈 전 AI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각각 임명했다. 관료나 원로 학자 대신 국내 최대 LLM(거대언어모델)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지휘한 민간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워 정책 실행력을 담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 정부의 '소버린 AI' 구상은 현 정부 출범 이전부터 물밑에서 구체화되어 왔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 2월 터진 '딥시크(DeepSeek) 쇼크'였다.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프론티어급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자, AI 기술 자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적 생존 과제'라는 공감대가 최고결정권자들 사이에 빠르게 형성되었다. 이러한 위기감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월드 베스트 LLM(WBL)'이라는 가칭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달 공식 시작되었으며, 현재 서면 심사를 통과한 10여 개 팀이 경쟁 중이다. 국내 주요 LLM 개발사 대부분이 참여한 이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급 오픈소스 모델을 선정하고 생태계 전반의 기술 자산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소버린 AI 전략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이다. 약 2조 5천억 원을 투입하여 스타트업 등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AI 고속도로', 즉 국가 주도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해당 사업은 최근 두 차례 유찰되는 등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계획을 재검토하여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돈 버는 곳은 따로 있는데"…100조 투자 향한 업계의 불신, 이유는?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산업 생태계의 현실과 충돌하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 주도의 기술 자립이라는 목표가 글로벌 파운데이션 모델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장 논리와 부딪히는 형국이다. 가장 큰 갈등의 핵심은 정부가 시장의 '조력자'가 아닌 '경쟁자'로 비치는 데 있다. 표철민 AI3 대표는 지난달 링크드인을 통해 정부의 '모두의 AI 계획'에 대해 "진짜 이렇게 된다면 정부가 외국계 파운데이션 모델사,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MSP)들, 무수한 국내 B2B 파트너사들이 한마음으로 정부 AI에 대응해 경쟁해야 하는 아주 희한한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정부의 국가 주도 AI 정책이 국내 서비스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들로 하여금 연합하여 국가에 맞서게 하는 기이한 대립 구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원 배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100조 원 투자금 대부분이 소수 기업의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보에만 집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트업 대표는 "솔직히 말해 국내 AI 기업 중 돈을 벌고 있는 것은 딥테크보다는 서비스 레이어"라며 "시장성만 보면 오히려 이미 돈을 벌고 있고 해외에서도 경쟁하는 (서비스) 쪽에 국가가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문제를 넘어 그렇게 탄생할 '국산 대표 모델'의 기술 경쟁력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도 제기된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파운데이션 모델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왔다"며 "20년 전 테크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공공을 주요 타겟으로 삼아 성장한 기업들이 갈라파고스를 초래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국내의 비판적 시각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는 글로벌 AI 리더의 조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행사에서 "각국이 반드시 오픈AI '챗GPT' 같은 초거대 모델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필요는 없다"며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자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생태계에 기여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돈 버는 AI' vs '나라 지키는 AI'…소버린 AI,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시장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소버린 AI'를 고수하는 데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선 지정학적, 안보적 고려가 깔려있다. 이는 상업적 효율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국가 생존 전략의 문제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한국만의 선택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도 프랑스가 '미스트랄', 독일이 '알레프 알파', 싱가포르가 '씨라이언' 등을 개발하는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이들 모델이 당장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기술 종속을 피하고 최소한의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목표가 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필요성은 비판적 시각을 가진 업계 관계자조차 일부 인정하는 부분이다. 앞서 인터뷰에 응한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국방이나 외교 같은 부분에서는 우리가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지 않은 것에 있어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며 "시장 논리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인정했다. 최근 들어서는 '오픈소스에 의존하면 된다'는 반론도 힘을 잃는 추세다. 오픈소스 대표 주자였던 메타가 '라마' 모델의 통제권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든 기업 전략에 따라 열린 문이 닫힐 수 있음을 의미하며, 특정 기업의 선의에 국가의 기술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결국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양자택일이 아닌, 아슬아슬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고난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성을 위한 서비스 레이어와 기술 주권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결국 둘 다 해야 된다"며 "두 레이어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는 솔직히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균형점 찾기 위한 고난도 항해 대한민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의 미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좌우할 중대한 과제다. '딥시크 쇼크'와 같은 외부 요인으로 촉발된 위기감은 독자적인 AI 역량 확보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시장의 역동성과 충돌하고, '갈라파고스'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들이 독자적인 AI 모델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오픈소스 모델의 통제권이 언제든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소버린 AI'가 단순한 선택이 아닌 전략적 필수 요소임을 시사한다. 국방, 외교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영역에서는 독자적인 AI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결국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돈 버는 AI'와 '나라 지키는 AI'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고난도 과제다. 시장의 혁신과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국가적 차원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섬세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파운데이션 모델과 서비스 레이어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민간의 창의성을 존중하면서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균형점을 성공적으로 찾아낸다면, 대한민국은 AI 시대의 진정한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2024, NVIDIA Blogs, "What Is Sovereign AI?" 2025, Hopsworks.ai, "Sovereign AI"
2025, Montreal Ethics AI, "What is Sovereign Artificial Intelligence?" 2025, Salesforce, "What is sovereign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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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이 국가 미래 기술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라는 대의를 위해 100조 원대 투자를 단행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두고 안보 논리와 시장 논리가 팽팽히 맞서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독자적인 AI 모델과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분명하지만, AI 스타트업과 외국계 AI 기업을 중심으로 정부가 시장의 조력자가 아닌 경쟁자로 나설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외면한 채 국가 주도 기반 기술 확보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기술 주권'을 우선하는 안보 논리와 '글로벌 생태계' 편입을 중시하는 시장 논리가 대립하는 형국이며, 자칫 국내 산업의 '갈라파고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향후 정책 방향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지: perplexity 생성
'국가대표 LLM'부터 'AI 고속도로'까지…베일 벗는 '소버린 AI'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소버린 AI' 확보를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이다. 소버린 AI는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의 데이터, 인프라, 인력,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국가적 역량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특정 AI 모델 개발을 넘어 AI 연산의 심장인 컴퓨팅 인프라까지 국가가 직접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결의는 파격적인 인선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소버린 AI' 담론을 주도해온 하정우 전 네이버 AI 연구소장을 초대 AI수석으로, LG의 초거대 AI '엑사원' 개발을 이끈 배경훈 전 AI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각각 임명했다. 관료나 원로 학자 대신 국내 최대 LLM(거대언어모델)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지휘한 민간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워 정책 실행력을 담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 정부의 '소버린 AI' 구상은 현 정부 출범 이전부터 물밑에서 구체화되어 왔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 2월 터진 '딥시크(DeepSeek) 쇼크'였다.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프론티어급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자, AI 기술 자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적 생존 과제'라는 공감대가 최고결정권자들 사이에 빠르게 형성되었다. 이러한 위기감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월드 베스트 LLM(WBL)'이라는 가칭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달 공식 시작되었으며, 현재 서면 심사를 통과한 10여 개 팀이 경쟁 중이다. 국내 주요 LLM 개발사 대부분이 참여한 이 경쟁을 통해 국가대표급 오픈소스 모델을 선정하고 생태계 전반의 기술 자산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소버린 AI 전략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이다. 약 2조 5천억 원을 투입하여 스타트업 등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AI 고속도로', 즉 국가 주도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해당 사업은 최근 두 차례 유찰되는 등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계획을 재검토하여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돈 버는 곳은 따로 있는데"…100조 투자 향한 업계의 불신, 이유는?
정부의 '소버린 AI'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산업 생태계의 현실과 충돌하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 주도의 기술 자립이라는 목표가 글로벌 파운데이션 모델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장 논리와 부딪히는 형국이다.
가장 큰 갈등의 핵심은 정부가 시장의 '조력자'가 아닌 '경쟁자'로 비치는 데 있다. 표철민 AI3 대표는 지난달 링크드인을 통해 정부의 '모두의 AI 계획'에 대해 "진짜 이렇게 된다면 정부가 외국계 파운데이션 모델사,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MSP)들, 무수한 국내 B2B 파트너사들이 한마음으로 정부 AI에 대응해 경쟁해야 하는 아주 희한한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정부의 국가 주도 AI 정책이 국내 서비스 기업들과 글로벌 빅테크들로 하여금 연합하여 국가에 맞서게 하는 기이한 대립 구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원 배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100조 원 투자금 대부분이 소수 기업의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보에만 집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트업 대표는 "솔직히 말해 국내 AI 기업 중 돈을 벌고 있는 것은 딥테크보다는 서비스 레이어"라며 "시장성만 보면 오히려 이미 돈을 벌고 있고 해외에서도 경쟁하는 (서비스) 쪽에 국가가 투자를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자원 문제를 넘어 그렇게 탄생할 '국산 대표 모델'의 기술 경쟁력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도 제기된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 파운데이션 모델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왔다"며 "20년 전 테크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공공을 주요 타겟으로 삼아 성장한 기업들이 갈라파고스를 초래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국내의 비판적 시각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는 글로벌 AI 리더의 조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오픈AI의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행사에서 "각국이 반드시 오픈AI '챗GPT' 같은 초거대 모델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필요는 없다"며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자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생태계에 기여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돈 버는 AI' vs '나라 지키는 AI'…소버린 AI,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시장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소버린 AI'를 고수하는 데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선 지정학적, 안보적 고려가 깔려있다. 이는 상업적 효율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국가 생존 전략의 문제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한국만의 선택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도 프랑스가 '미스트랄', 독일이 '알레프 알파', 싱가포르가 '씨라이언' 등을 개발하는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이들 모델이 당장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기술 종속을 피하고 최소한의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목표가 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필요성은 비판적 시각을 가진 업계 관계자조차 일부 인정하는 부분이다. 앞서 인터뷰에 응한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국방이나 외교 같은 부분에서는 우리가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가지지 않은 것에 있어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며 "시장 논리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인정했다. 최근 들어서는 '오픈소스에 의존하면 된다'는 반론도 힘을 잃는 추세다. 오픈소스 대표 주자였던 메타가 '라마' 모델의 통제권을 점차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는 언제든 기업 전략에 따라 열린 문이 닫힐 수 있음을 의미하며, 특정 기업의 선의에 국가의 기술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결국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양자택일이 아닌, 아슬아슬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고난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성을 위한 서비스 레이어와 기술 주권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결국 둘 다 해야 된다"며 "두 레이어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지만 이는 솔직히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균형점 찾기 위한 고난도 항해
대한민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국가의 미래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좌우할 중대한 과제다. '딥시크 쇼크'와 같은 외부 요인으로 촉발된 위기감은 독자적인 AI 역량 확보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시장의 역동성과 충돌하고, '갈라파고스'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들이 독자적인 AI 모델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오픈소스 모델의 통제권이 언제든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소버린 AI'가 단순한 선택이 아닌 전략적 필수 요소임을 시사한다. 국방, 외교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영역에서는 독자적인 AI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결국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은 '돈 버는 AI'와 '나라 지키는 AI'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고난도 과제다. 시장의 혁신과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국가적 차원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섬세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파운데이션 모델과 서비스 레이어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민간의 창의성을 존중하면서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균형점을 성공적으로 찾아낸다면, 대한민국은 AI 시대의 진정한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
2024, NVIDIA Blogs, "What Is Sovereign AI?"
2025, Hopsworks.ai, "Sovereign AI"
2025, Montreal Ethics AI, "What is Sovereign Artificial Intelligence?"
2025, Salesforce, "What is sovereign AI?"